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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서 미국 쇼트트랙 영웅으로…한국계 사이먼 조월드컵 5차대회 500m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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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서 미국 쇼트트랙 영웅으로…한국계 사이먼 조월드컵 5차대회 500m 우승

입력
2011.02.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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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서울 출생. 세 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곳도 서울이었다. 친척들 대부분은 여전히 한국에 살고 있다. 15년 전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그 역시 솔트레이크시티 집에서는 가족과 한국어로 대화한다. 그의 이름은 미국 쇼트트랙의 '간판' 사이먼 조(20∙한국명 조성문)다.

사이먼 조가 14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에서 42초15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폴 스탠리(영국)를 0.117초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500m와 1,500m 은메달을 따내는 등 호시탐탐 정상 등극을 노려 왔던 사이먼 조는 이번 대회 금메달로 마침내 '단거리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

사이먼 조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대표팀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던 '조연'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들의 재능을 눈 여겨 본 사이먼 조의 아버지는 애써 마련한 해산물 전문 노점도 처분하며 아들의 뒷바라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부모님의 헌신으로 사이먼 조는 2006~07시즌에 15살의 나이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연소 선수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이듬해 슬럼프를 겪으며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2009년 9월 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한 사이먼 조는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슬럼프에 시달리던 시절 은퇴를 심각히 고민하다 다시 스케이트화 끈을 조여 맨 것도 아들밖에 모르는 부모가 눈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사이먼 조의 우승은 올시즌 미국 남자 대표팀이 따낸 두 번째 금메달이다. USA 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사이먼 조가 아폴로 안톤 오노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며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 전망이 밝다"고 극찬했다.

사이먼 조는 현재 쇼트트랙 선수 이외에도 미국 사회가 이민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며 이민 개혁 움직임에 힘을 보태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15년 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부모를 따라 태평양을 건너온 어린 꼬마가 한국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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