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80년이 넘는 테니스 역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뻔했다. 4대 테니스 그랜드슬램(호주, 프랑스, 윔블던, US오픈)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점토)코트에서 열리던 프랑스오픈 주경기장 롤랑가로스가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재단장할 전망이다.
프랑스 테니스협회(FFT) 장 가샤셍 회장은 14일(한국시간) "프랑스 오픈은 앞으로도 계속 롤랑가로스에서 열릴 것이다"라며 신축 경기장에서 프랑스 오픈을 개최하려던 계획을 일축했다.
그 동안 낡고 비좁아 경기관람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롤랑가로스 대신 2016년까지 파리 인근에 현재의 코트보다 1.5배(13.5헥타르) 큰 규모의 경기장을 신축하는 건을 포함해 4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온 FFT는 '현장유지 리모델링'건을 채택한 것이다.
가샤셍 회장은"새로운 테니스장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경기장을 확장하고 현대화하기로 했다"며"이는 역사적이고도 최상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1927년 문을 연 롤랑가로스 경기장은 이듬해부터 프랑스 오픈을 개최해왔는데 면적이 8.5헥타르 규모로 4대 그랜드슬램 경기장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다. 1927년 프랑스가 미국을 꺾고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사상 첫 우승을 기념하고 이듬해 리턴매치를 위해 건설됐다. 프랑스는 롤랑가로스에서만 데이비스컵 6연패를 일궜다.
롤랑가로스란 1차 세계대전때 프랑스 전쟁영웅 조종사 이름을 딴것이다. 롤랑가로스는 1913년 단독 비행으로 지중해를 건너기도 했는데 1918년 1차 대전 종전을 불과 5주 앞두고 30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프랑스 정부는 FFT에 3헥타르 규모의 테니스 부지를 제공하면서 '경기장 이름은 롤랑가로스로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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