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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떠나라" 성난 女心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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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떠나라" 성난 女心 확산

입력
2011.02.1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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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다음은 베를루스코니 차례다."

미성년 매춘 혐의를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내 주요 도시는 물론 벨기에, 그리스, 영국, 프랑스, 일본 등지로도 시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퇴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여성 수만 명은 수도 로마와 베네치아, 팔레르모 등 주요 도시에서 가두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이탈리아 여배우 안젤라 피노치아로는 전국에서 10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AFP에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 퇴진 시위엔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예술인과 언론인, 노조원, 청소년들까지도 참여해 시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로마 피아자 델 포폴로 광장에 모인 여성 수천명은 "그만 하면 됐다"는 구호를 외치며 총리의 성추문으로 이탈리아 여성의 이미지가 왜곡됐다는데 분노를 표출했다. 나폴리에서는 여성들이 '노(NO) 붕가붕가(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주최했다는 쾌락파티)'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에 나섰다. 직접 시위에 참여한 로사 루소 예르볼리나 나폴리 시장은 "남녀노소, 지식인과 노동자들이 모두 참여했다는 것이 이번 집회의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밀라노 시위에 참여한 마리아 로사 베리타는 "총리 때문에 이탈리아 여성은 전 세계의 농담거리가 됐다"며 "모든 이탈리아 여성이 총리와 상대한 매춘부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시위는 남동부 도시 바리와 북동부 트리에스테, 베네치아 등 전국에서 이어졌고, 가톨릭 수녀들도 동참했다.

이날 퇴진 시위는 해외에서도 벌어졌다. 일본 도쿄 소재 이탈리아 영사관 앞에서 여성 100여명이 소규모 집회를 개최했고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그리스 아테네,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가 17세이던 지난해 상반기 돈을 지불하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와 함께, 소매치기로 붙잡힌 루비를 석방시키기 위해 밀라노 경찰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총리는 성관계 대가로 돈을 지불한 적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그는 TV방송 전화 연결에서 "시위대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좌파가 민주적 투표로 이기지 못하니 빨치산식 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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