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격 등원결정·영수회담 거부]'독재자' '귀하' 등 표현 쓰며 李대통령에 직격탄"회담에 목 맨게 아니다" 실무접촉과정 불만 표출여야 대치 정국 일단 숨통… 민주 일각선 반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수회담 거부를 선언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손 대표는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 대통령이지만 기꺼이 마주앉아 국민의 뜻을 전달하려 했다"고 언급하는 등 '독재' '귀하' 등의 표현을 쓰면서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손 대표는 "민주주의를 다시 공부하라"며 "민심이 흉흉해지고 이명박정권이 실패로 끝나가면 귀하가 믿던 여당도 검찰도 돌아설 것을 모르느냐"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참 속 좁은 대통령을 우리 국민들은 가졌다"면서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손 대표는 청와대의 여야 영수회담 제의에 진정성을 기대했지만 "일말의 기대조차 접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단호한 태도로 회담을 거부했다. 그는 "대화를 하겠다는 진정성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당분간 새로운 대화 제의에도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대표는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주당 대표비서실장 간에 진행된 실무 접촉 과정에 대해 상당히 불만스러워 했다. "국회 정상화에 앞서 회담을 갖자"는 민주당 주장에 청와대는 "조건 없는 회담이라면 국회부터 여는 게 순서"라고 맞서면서 접촉은 교착에 빠졌다.
그러자 손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영수회담에 목을 맨 게 아니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나마 10일까지 간간히 진행되던 실무접촉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임시국회 가동 날짜(14일)를 코앞에 둔 주말에는 단절되고 말았다. 12일까지 청와대측서 별다른 연락이 없자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상의하지 않고 '영수회담 없는 등원'방침을 결정하고 이 같은 결심을 박 원내대표에게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또'가망 없는 영수회담을 고집하다 민생 국회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고심 끝에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국회 등원 선언으로 여야 대치 정국에 일단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손 대표는 "날치기 국회에 대한 유감 표명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습니까"라고 말하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에서는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도 얻어내지 못하고 국회 등원 카드를 내줬다"는 반발도 감지되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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