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퇴근 시간이면 지하철에선 어김없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 일단 전동차에 올라타기도 힘들지만 러시 아워에 환승이라도 할라치면 오가는 인파에 몸이 휩쓸리기 일쑤다.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들에게는 '지옥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시가 13일 이처럼 혼잡하고 위험한 지하철 역사 17곳의 이동 편의를 단계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혼잡 역사의 승강장ㆍ환승통로ㆍ내부계단을 넓히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도 늘리기로 했다.
이번 혼잡역사 구조개선 사업은 1970~80년대에 역사를 만들어 시설이 낙후되고 그 동안 수도권 인구 집중화를 설계에 반영하지 못한 1~4호선에 집중된다. 대상 사업지로 선정된 17개 역사는 2호선 신도림역, 1ㆍ2호선 시청역, 1ㆍ4호선 서울역, 2ㆍ3호선 교대역, 2호선 강남역 등이다. 이 역들은 국토해양부가 정한 도시철도정거장 서비스 등급이 E등급이나 F등급인 곳이다. E등급은 보행속도를 임의대로 선택할 수 없는 상태고, F등급은 타인에게 떠밀려 움직이는 수준이다.
수원ㆍ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신도림역은 승강장 폭을 현행 2.4m에서 최대 14.4m까지 넓힌다. 지하광장을 조성하고, 출입구 한곳을 신설한다. 또 엘리베이터 5개, 에스컬레이터 세 개를 신설한다. 이미 공사에 들어가 현재 60%의 공정을 마쳤고, 내년 완공한다.
지난해 하루 수송인원이 평균 12만5,810명으로 1위인 강남역의 승강장 폭도 기존 18.2m에서 26.2m로 확장한다. 신분당선 환승 연결 공사와 함께 진행돼 올해 연말 완공될 예정이다. 시청역의 1ㆍ2호선 환승통로도 2013년까지 5m에서 최대 12m로 확장된다. 시청역 1호선 승장장 폭은 7m에서 14m로 넓어지고, 에스컬레이터도 세 개 늘린다.
서울스퀘어 개관과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으로 수송인원이 늘어난 서울역은 1ㆍ4호선 환승통로 폭을 16.7m로 확대하고, 에스컬레이터 한 개를 확충한다. 2ㆍ3호선이 교차하는 교대역은 환승통로 폭을 최대 16m로 넓히고, 엘리베이터 2개, 에스컬레이터 11개를 신설한다. 서울역과 교대역 공사는 2014년 마칠 계획이다.
공간 부족과 상가 보상 등으로 승강장 확장과 신규시설 설치가 어려운 곳은 역사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종로3가역과 역삼역은 올해 상반기 내에 구조개선 연구용역을 시작한다. 사당ㆍ을지로3가ㆍ종각ㆍ동대문역사문화공원ㆍ고속터미널역도 혼잡도 완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혼잡역사 개선사업이 완료되면 보행공간이 넓어져 역사 서비스 수준이 한 등급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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