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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주의 역사 새로 쓴 이집트 민중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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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주의 역사 새로 쓴 이집트 민중혁명

입력
2011.02.1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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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중의 민주화 열망이 마침내 실현됐다. 세계가 주목한 이집트의 민중 봉기는 불과 18일 만에 무바라크 30년 독재를 종식시키는 극적 승리를 거뒀다. 비록 독재 체제의 버팀목 군부가 과도기 권력을 장악한 불완전한 혁명이지만, 민중의 의지와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중동과 아랍의 중심국 이집트가 5,000 년 만에 처음으로 민중의 자유의지로 체제와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 역사적 전환은 주변국의 민주화를 재촉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11일 무바라크의 하야에 이른 이집트 민중혁명은 드높은 환호와 칭송에도 불구하고 아직은'절반의 혁명'이다. 민중과 독재 정권이 맞선 교착 상태를 군이 나서 해결한 때문이다. 민중혁명과 쿠데타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혁명'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무바라크는 민중의 힘에 밀려 퇴진하면서도 군부에 통치권을 넘겼다. 1952년 공화국 수립 이래 군 출신이 권력을 독점한 체제의 붕괴를 막아 자신의 안녕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민중을 억압한 독재자는 민중과 민주주의를 위해 봉사하기를 끝내 거부했다.

민중혁명의 태생적 한계는 장래를 낙관할 수 없게 한다. 독재 권력과 외세가 제공한 오랜 특권과 특혜를 누린 군부는 민중의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미뤘다. 구체적 민주화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혁명의 열기가 식고 애초 민중 봉기를 촉발한 청년 실업 등 민생 불만이 분출하면, 안정을 명분으로 민주화를 지연시킬 우려가 크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 관리와 완전한 권력 이양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옛 동구권 혁명에 비길만한 민중혁명의 성취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8,000만 이집트 민중은 자유와 정의와 인간적 삶을 스스로 쟁취하고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자부심은 특권적 지위에 집착하는 군부와 극단주의 종교세력, 전략적 이익을 앞세운 외세를 넘어서는 굳건한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진정한 민주주의 혁명을 향한 험난한 길에 오른 이집트 민중에게 세계가 축복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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