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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하야… 민주주의 향한 첫 발/ 이집트 시민혁명, 제 2막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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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하야… 민주주의 향한 첫 발/ 이집트 시민혁명, 제 2막은 이제부터다

입력
2011.02.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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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철권통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사퇴로 이집트가 민주주의를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가 운영 권한을 넘겨받은 군부는 권력의 민정이양을 강조했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환영 의사와 함께 조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시민들도 일상으로 속속 복귀하는 등 이집트는 18일간 이어진 시민 혁명의 1막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그러나 향후 군부에 의한 과도체제 하에서는 야권과의 정치개혁 협상,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 군사정권 연장 시도, 외세의 개입 등 민주화 여정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변수가 남아 있다.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국영TV 성명을 통해 "군은 선거에 의해 새로운 민간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평화적 권력 이양을 관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은 현 정부와 주지사들이 계속 일을 하겠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군부의 직접 통치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고위 대변인은 이어 "이집트가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말해 이스라엘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군부는 또 ▦야간 통행금지 시간 단축 ▦타흐리르 광장 통제 완화 ▦전직 장관들에 대한 출금조치를 비롯한 무바라크 정권과오 조사 개시 등 국가 기능 정상화 조치들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야간 통금 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4시간 단축됐고, 반정부 시위 이후 타흐리르 광장 진입로와 국립박물관 주변 등에 설치돼 있던 바리케이드도 일부 철거됐다.

이집트 검찰은 아흐메드 나지프 전 총리와 하비브 엘애들리 전 내무장관, 아나스 엘피키 전 정보부 장관 등 전직 관료 3명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려 과거사 청산에도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는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과 연쇄 전화통화를 갖고 "이집트인들이 질서있는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11일 공식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퇴진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이집트 국민들은 지난 수주간 보여준 단합 정신으로 해답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몰아낸 시위대는 이틀째 혁명 성공을 자축하면서도 시위 기간 동안 캠프촌을 방불케 했던 타흐리르 광장을 청소하는 등 서서히 평온을 회복해 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권력을 넘겨받은 군부가 민주적 개혁 조치를 내릴 때까지 광장을 사수하겠다고 주장해, 시위 지속을 둘러싸고 민심이 분열될 조짐을 보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대독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공화국 대통령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군 최고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고 밝혀 자진사퇴했다.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는 13일 현재 무바라크가 가족들과 함께 별장이 있는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텔레그래프 등 언론은 무바라크가 시위기간 78조원에 달하는 재산 중 상당부분을 해외계좌로 빼돌렸다고 보도, 차기 정권이 무바라크의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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