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성그룹이 전개하는 대외 이미지 전략의 핵심은 ‘삼성이 하면 다르다’였다. 하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전략이 바뀌었다. 삼성이 글로벌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뒤에는 굳이 차별적 위상을 강조하지 않는 것.
그러나 ‘뭘 해도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는 모든 계열사는 여전히 그런 방식으로 일하고 있고, 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버즈 두바이 빌딩을 세우고, 한국에서 가장 긴 인천대교를 건설하는 회사인 만큼 사회공헌 활동도 남들보다 가장 잘하는 건설관련 분야에 특화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은 2000년 이후 줄곧 펼치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사업이다. 2000년 전남 광양에 32가구를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경북 경산과 강원 강릉, 충남 아산ㆍ천안 등에서 11년간 해비타트 사업을 벌여 총 259가구를 지어 무주택 서민에 전달했다.
삼성물산은 올해도 천안에 있는 ‘희망의 마을’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해 주택과 공동시설 등을 지어 기증할 예정이다. 금전적인 후원을 비롯해 건축 기술지원 및 컨설팅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설 작정이다. 삼성물산은 특히 현장소장과 건축기사 등 전문가를 상주시켜 건축에 서투른 자원봉사자에 건축 노하우를 가르치는 한편 자원봉사자의 안전을 위해 품질안전 전문가도 함께 파견해 건축 현장의 안전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물산 해비타트 사업은 연륜이 더할수록 자원봉사자의 폭과 사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참가자의 경우 초기에는 삼성물산 임직원이 전부였으나, 이후 임직원 가족, 대외협력기관 임직원 및 래미안 아파트 입주자 등 일반인까지 대거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됐다. 해비타트 사업이 임직원과 가족이 참여하는 ‘주말 가족 참여 해비타트’와 ‘번개 해비타트’, 신입사원이 참여하는 ‘OJT 해비타트’, 래미안 아파트 입주자가 주요 구성원인 ‘래미안고객 해비타트’로 세분화해 운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2003년부터는 미국과 몽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해비타트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2010년에는 인도에 직접 임직원을 파견해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비타트 사업이 전사적 차원의 활동이라면, 본사와 각 공사 현장의 163개 봉사팀은 이와 별도로 건설관련 주특기를 살려 풀뿌리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이나 마을도로 개선, 안전점검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프로젝트 추진팀, 건축전기팀, 구조진단사랑방 등 사내에 산재한 개별 봉사팀은 ▦청소년 영어교실 추진 ▦경로당ㆍ복지관 등 사회시설 안전진단 및 시설점검 ▦독거노인 주택의 도배 및 노후시설 교체 등 각각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환경단체인 ‘환경정의’를 단독 후원하고 있다. 요컨대 이 단체를 통해 저소득층 노후주택을 선정한 뒤 단열 성능을 개선하고 보일러교체, 창호교체 등 해당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00년을 지속하는 기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향후에도 건설업 특성을 잘 살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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