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오·행·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오·행·자

입력
2011.02.13 11:15
0 0

청암 스승께 신묘년 설날 인사 가서 '오·행·자'를 덕담으로 선물 받아왔습니다. 스승의 연치 새해 들어 일흔 다섯이고 사모님은 몇 걸음 떨어져 있지만 언제 찾아 봬도 한결같은 두 분의 건강과 금슬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행복비결을 여쭈었더니 오·행·자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스승 부부께선 아침에 눈을 뜨면 서로 마주보며 오른손 손바닥을 큰소리 나도록 세 번 마주치면서 '오늘도 행복하게 살자'란 구호를 외친다고 합니다. 오·행·자는 그 구호의 약자입니다. 스승께선 30여 년 전 제가 대학생일 때 드나들던 나무 많은 그 집에서 여전히 살고 계십니다.

이젠 슬하의 자녀들 다 출가시키고 사모님과 함께 오순도순 살고 계십니다. 두 분만 사시면 적적할 것도 같은데 늘 행복한 비결이 오·행·자에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말인 것 같지만 그 오·행·자는 큰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도'라는 말 속에는 어제와 내일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제도 행복하게 살았으니 오늘도 행복하게 살면 내일도 행복할 것이라는 주술 같은 힘이 들어있습니다. 그건 영원히 행복하자는 덧없는 욕심이 아니라 오늘 하루에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은 내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오늘이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승께 받은 선물을 당신에게 선물합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