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전격 하야에 강경 이슬람 세력은 "승리의 시작"이라며 반겼다. 서구국가들은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적 걸음이라고 평가했고, 이스라엘과 중국 등 일부 국가는 자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군 최고위원회의 민주적인 문민 정권이양 약속에 환영의 뜻을 전하며 민주주의 전환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이집트 국민들이 요구하는 자유와 기회를 보장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이집트 국민들이 자유를 향한 행진을 계속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람세력의 집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집트 군부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는 대조적으로 무슬림 강경파가 주도하는 아랍권에는 기쁨의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는 무바라크 사퇴를 "이집트 혁명 승리의 시작"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이란도 이집트 혁명을 높게 평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집트 시위에 영향을 받은 반정부 시위가 자국 내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정부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중국은 이집트 시민혁명에 대한 보도를 철저히 통제해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 외에는 일절 독자적인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포털사이트에서는 '이집트'나 '튀니지'를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제공될 수 없다'는 안내문만 뜨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집트가 외부의 간섭을 배제한 채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안정을 강조하며 이집트 내 평화적 정권 이양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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