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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민혁명/ 절반의 성공… 혁명의 완성은 軍 野 美 3대 변수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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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민혁명/ 절반의 성공… 혁명의 완성은 軍 野 美 3대 변수에 달려

입력
2011.02.1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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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이집트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듯 이집트 시민혁명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18일 동안의 민주화 시위 끝에 큰 유혈충돌 없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퇴진시킨 것은 이번 혁명의 큰 성과다. 하지만 군부 등 무바라크를 뒷받침하던 세력은 실권을 놓지 않고 있다. 야당과 민주주의의 기반은 취약하다. 경제난도 여전하다. 9월 대선까지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25일 민주화 시위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30년 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해 온 '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가 물러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적었다. 그러나 카이로 타흐리르(해방)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고, 투입된 군대도 형식적 중립은 지켰다. 여기에 미국 등 국제사회까지 압박으로 선회하자 무바라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결국 '로제타혁명', 또는 '코샤리혁명'은 이렇게 1단계가 완수됐다.

그렇다면 이집트의 미래는 어떨까. 외신과 전문가들은 군부, 시위대 등 야권, 미국 등 3대 변수에 달려 있다고 예상했다.

우선 군부의 경우 당분간은 상황 관리자 역할에 치중할 전망이다. 무바라크 하야 후 이집트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도 12일(현지시간) "선거에 의한 새 민간정부 선출을 위해서 평화적 권력 이행을 관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통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야권도 일단 개헌위원회 협상을 통해 개헌과 대선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시위보다는 정치권 협상에 의해 정국이 좌우될 전망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변수도 많다. 군부는 지난 30년간 무바라크 독재 체제의 기반이 돼온 핵심 집단이다. 자신들의 이해가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무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1979년 군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가 군복을 벗고 권력을 장악했던 상황이 이집트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위에 참여했던 청년층, 중산층 엘리트, 종교인, 서민 및 극빈층의 이해는 엇갈리는 상황도 문제다. NYT는 "영향력 확대를 위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지만 지지 기반은 취약하다. 또 청년실업률, 물가 등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아도 혼란은 계속될 수 있다.

미국의 개입 여부도 이집트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의 전철을 우려, 미국이 반미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인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 무슬림형제단의 발호를 막기 위해 정정에 개입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물론 무슬림형제단은 9일 "이번 대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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