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춘제(春節ㆍ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산업의 핵심인력인 농민공(農民工)들이 귀향 후 산업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민공황(民工荒) 현상'(인력부족사태)이 심화하는 것. 기업별로, 지역별로 '농민공 모시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와 충칭(重慶) 등 중서부 지역의 기업체들은 춘제 연휴가 끝난 뒤 도시로 돌아가는 농민공들을 붙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청두시 진장(錦江)구에서는 "수입, 집, 자녀 교육까지 보장해줄 테니 가족이 있는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으세요"라는 내용의 서신이 가정마다 배달되고 있다. 대만계 전자기업인 팍스콘(富士康)은 이 곳에 인력 모집소 10곳을 설치, 직원 1명이 하루 3명 이상 인력을 모집하는 캠페인에 올 인(사진)하고 있다. 충칭시에서는 기업들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전단지를 배포중이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는 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무료 취업박람회를 총 117차례나 열어 8,000여개 기업에서 24만개의 일자리를 모집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반면 광둥(廣東)과 저장(浙江)성 등 동부 연해 지역은 춘제기간 귀경한 농민공들의 산업현장 귀환을 위해 파격적인 우대혜택을 내걸었다. 상하이(上海)시 일부 기업은 대형버스 400여대를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후난(湖南), 후베이 등으로 보내 농민공 수송에 나섰다. 공장이 밀집한 장쑤성 쑤저우 최첨단지구 도로 변에는 '1년 내내 인력 모집'과 같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다. 광둥성 둥관(東莞)시 스파이(石排)진에서는 아예 지역 내 기업들이 단체로 간쑤성(甘肅省)과 광시(廣西)성에서 노동자 모집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일부 내륙 지역 정부와 자매 결연을 체결해 인력 수급을 맞추고 있다.
1990년생인 신세대 농민공 왕(汪)씨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람을 모집하고 있어 성급하게 일자리를 찾지 않으려 한다"며 "중서부 지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동부 연해 지역과의 임금 격차도 줄고 있어 이 곳을 선호하는 농민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통계국의 2009년 통계를 보면 동부 연해지역 농민공 평균 월급은 1,455위안으로, 중부 1,389위안, 서부 1,382위안과의 격차가 5% 정도로 좁혀졌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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