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가 뮤지컬 '미션'의 독점 예매사이트를 통해 내보낸 홍보 영상과는 달리 실제 공연에서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지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관객들 사이에서 제기되자 공연계에서 티켓 유통시장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3회에 걸쳐 공연티켓 유통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알아 본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창작 공연을 펼치는 A공연단의 티켓 예매가는 2만1,000원. 티켓 한 장이 나갈 때마다 온라인 판매대행사 인터파크에게 1,000원의 수수료를 바친다. 여기에다 예매자도 1,000원의 수수료를 낸다. 카드수수료 1,000원까지 포함하면 떼는 돈은 총 3,000원. 중간마진만 14.2%에 달하는 셈이다.
A공연단 관계자는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인터파크가 소규모 공연단에겐 버거운 수수료를 떼면서도 소비자를 상대로 챙긴 추가이윤은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인터파크가 챙기는 꼴"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공연티켓 유통시장에서 인터파크의 독과점 양상이 심화하면서 소규모 공연단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인터파크는 독점판매를 원칙으로 해 소규모 공연단은 판매 조건이 더 유리한 다른 사이트에서는 표를 팔 수 없다. 물론 인터파크를 포기하면 옥션이나 G마켓 등 다른 사이트를 택할 수 있겠지만 페이지뷰가 적어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티켓몬스터 등의 소셜커머스를 이용해 티켓을 판매할 수도 있지만 소셜커머스에서 공연티켓은 보통 절반 가량 덤핑된 가격에 판매된다. 대학로의 2만원짜리 소형극은 보통 1만원에 거래되고 수수료는 역시 3,000원 내외다. 17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B공연단의 경우 한 달 20일동안 평균 150석을 채운다 해도 매출액은 3,000만원. 수수료를 뺀 순수입은 고작 2,100만원이다. 두 달 공연에 성공하는 기적을 연출하더라도 손익분기점(제작비 4,500만원)을 넘기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인터파크는 매출이 적다는 이유로 소규모 창작극을 사이트 후미진 곳에 소개해 저매출_저노출_저매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한심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200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일월드컵 티켓 독점판매권을 인터파크에 넘기면서부터다. 원래 인터파크와 양강 구도를 이루던 티켓링크는 지난해 인터파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사실상 시장을 내 줬고 최근 맥스무비에 인수됐다. 현재 인터파크 시장점유율은 80%를 넘는다.
정대경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은 "인터파크의 티켓 유통시장 독과점이 심해지면서 소규모 공연의 수익 구조가 더 뒤틀리고 있다"며 "소셜커머스 판매도 대안이 될 수 없어 협회 단위의 통합판매망 구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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