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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작년 사교육비 7541억 감소" 학부모들 "현실 반영 못한 통계"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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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작년 사교육비 7541억 감소" 학부모들 "현실 반영 못한 통계" 냉소

입력
2011.02.1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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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규모가 20조9,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통계청 조사결과를 인용해 15일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부담과는 거리가 있어 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전국 1,012개 초중고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전년(21조6,000억원)에 비해 7,541억원(3.5%) 줄었다.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도 24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000원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24만5,200원(전년비 200원 감소), 중학교는 25만5,000원(5,000원 감소), 일반고 26만5,000원(4,000원 감소)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사교육 팽창-공교육 약화의 악순환 고리가 차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교과부가 통계를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우선 전체 사교육비 감소액 가운데 대부분인 5,891억 원은 지난해 학생수가 전년 대비 21만명 줄어든 결과로 발생한 것이어서 실제 감소분은 1,65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 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학교에서 시행하는 사교육인 방과후학교의 일인당 지출비용이 지난해 1만4,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1,00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가계부담의 실질 감소액은 절반인 1,000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특성화고의 경우 1인당 월 사교육비가 6만7,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7,000원이나 늘어났다.

학부모와 학원가도 통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교과부가 이번에 인용한 통계는 2007년부터 통계청이 실시해온 사교육비 실태조사로, 지난해의 경우 전국 초중고 1,012개교의 학부모 4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연 2회 지출분(3~5월, 7~9월)을 조사했다. 학교에 관련 설문지를 배포하면 교사가 학부모에게 보내 작성하게 한 후 공개된 상태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설문에 참여했던 학부모들은 "담임교사를 의식해 일정 정도 축소해 작성하게 된다"고 말한다. 예비 중1학생의 학부모 김모씨는 "보도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나온 수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사교육비는 늘어나고 있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내신관리를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 자기소개서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위해 논술학원을 다니기도 한다"며 "교과부 정책변화는 다니는 학원 종류만 변화시킬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 경영자는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대형학원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데 사교육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발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영자는 조사가 정확하게 이뤄졌다고 전제하더라도 최근 변하는 사교육 시장의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고소득층 고등학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외의 경우 과거 일대일 개인교습에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빌려 4~5명이 함께 받는 기업형 그룹과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 이 경우 학생 1인당 사교육비 부담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전체 사교육시장은 훨씬 커지게 된다.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영어 수학과목의 사교육이 오히려 증가한 점을 봤을 때 학부모의 체감 부담은 전혀 줄지 않았다"며 "방과후 수업에 학부모가 낸 비용을 고려하면 민간이 지출한 교육비는 거의 그대로였던 것이고, 방과후 수업을 위해 600억원을 교과부가 쏟아 부은 점을 감안하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사교육비 통계는 세금으로 만든 통계"라고 꼬집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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