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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전격 사퇴] 군부에 권력이양 일단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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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전격 사퇴] 군부에 권력이양 일단 안도

입력
2011.02.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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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응막후서 영향력 행사… 친미정권 존속에 만족

미 행정부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전격 사임과 군부로의 권력이양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사실 여러 정황상 미국이 이집트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이집트 사태의 반전에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인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사임 발표 수시간여 전 무바라크 대통령의 홍해 행이 보도되자 미 정부 관계자는 "긍정적인 첫 신호"라고 말한 것도 그의 사임을 예견하고 있었던 방증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 입장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 여부와는 별도로 이집트 최대 실권 세력인 군부에 대한 권력이양은 바라던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친미정권의 존속도 핵심적 이해사항이기 때문이다.

사실 10일(현지시간)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즉각 퇴진 거부와 함께 몇몇 개혁 조치를 언급했을 때만 해도 미국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무바라크의 대국민연설 소식을 듣고 미시건주에서 '경제살리기' 행사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올 때 그의 입은 굳게 닫혀져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직행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실망감은 몇 시간 뒤 발표한 성명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 약속했던 구체적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실패했다"며 무라바크가 연설에서 거부한 비상계엄법의 "즉각 철폐"를 재차 요구했다. 또 정권이양에 대해 "신뢰할만하고 구체적이며 모호하지 않은 민주화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무바라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성명이나 발언 중 비난 수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다음날 곧바로 이집트 군부가 무바라크의 개혁 약속을 보증하겠다고 한 뒤 사실상 실권을 장악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더 이상 사태를 방관할 수 없었던 미국이 영향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불만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집트 군부에도 실시간으로 전달됐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이라크 군부가 새로운 입장을 발표하기 전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모하메드 탄타위 이집트 국방장관이 전화통화를 갖는 등 교감의 흔적이 있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슬람 급진세력의 집권을 가장 우려하는 미국으로서는 향후 이집트 군부와의 핫라인을 계속 열어놓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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