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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 대표 선발전 탈락 또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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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 대표 선발전 탈락 또 탈락

입력
2011.02.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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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태극마크, 세계대회 23회 우승한 이창호올해 랭킹 7위로 떨어져 선발전 치러야 출전 자격후지쯔배·초상부동산배 선발 1회전서 잇단 고배22년 만에 무관 위

한국 바둑 간판스타 이창호가 최근 세계 대회 대표 선발전에서 잇달아 탈락했다. 이창호는 9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제24회 후지쯔배 국가 대표 선발전 1회전에서 원성진에게 패했다. 1988년 창설돼 가장 오래된 국제 기전인 후지쯔배가 24회를 거치는 동안 이창호가 출전치 못한 건 1회와 6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창호는 그동안 21번 후지쯔배에 출전해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이창호는 지난 달 31일에 벌어진 중국 주최 초상부동산배 대표 선발전에서도 1회전에서 탈락, 출전이 좌절됐다. 이로써 지난 20년간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를 누비며 우승 23회, 준우승 9회라는 혁혁한 전과를 거뒀던 한국 바둑 부동의 에이스 이창호의 모습을 당분간 세계 대회서 볼 수 없게 됐다.

이는 이창호가 그동안 성적 부진으로 랭킹이 계속 떨어지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긴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국내 바둑계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비씨카드배 LG배 삼성화재배 춘란배 후지쯔배 응씨배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등 현재 열리고 있는 세계 기전 가운데 한국이 주최하는 기전은 통합 예선을 치러 본선 진출자를 가리고 외국 주최 기전은 한국에 배정된 본선 시드의 절반은 국내 랭킹순으로 선발하고 나머지는 선발전을 치러 뽑는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이창호는 랭킹이 높았기 때문에 당연히 본선 시드를 받고 거의 모든 세계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작년 말. 랭킹이 7위로 떨어졌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선발전을 통과해야 세계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한 마디로 VIP에서 일반인으로 대우가 격하된 셈이다.

이창호는 원래 지난 1윌에 열린 비씨카드배부터 통합예선에 나가야 했지만 다행히 주최사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특별히 와일드카드로 선정해 시드를 주는 바람에 예선을 치르지 않고 본선에 직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지쯔배와 초상부동산배서는 결국 선발전의 덫을 피하지 못했다.

국가 대표 선발전은 공식 대회가 아니어서 기록에도 들어가지 않고 대국료조차 없다. 그러나 랭킹이 낮은 기사들에게는 세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웬만한 국내 기전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하다.

선발전 초년생인 이창호는 이런 분위기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 듯 올해 처음 출전한 초상부동산배 대표 선발전 1회전에서 강유택에게 반 집을 지더니 이번에 또 후지쯔배 선발전에서 원성진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금년 중에 열릴 세계대회 가운데 이창호가 유일하게 본선 시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기전은 타이틀 보유자를 우대하는 삼성화재배뿐이다. 하지만 이창호는 현재 진행중인 국수전 도전 5번기서 최철한에 1대2로 뒤지고 있다. 14과 16일로 예정된 도전 4, 5국에서 연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타이틀을 잃게 돼 22년만에 처음으로 무관으로 전락하면서 삼성화재배서도 시드를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자칫하면 앞으로 세계대회 우승은 커녕 아예 대회 출전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11살에 프로에 입문해 지난 25년간 국내외 기전에서 무려 138회나 우승하며 세계 1인자로 군림했던 이창호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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