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왕 김택진(44ㆍ사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야구단 창단 발표 소식에 온라인 게임 업계와 스포츠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가 ‘벤처업계의 신화’, ‘1조원대의 사나이’로 불리는 주인공이기에 관련 업계의 스포트라이트가 더 쏟아지는 듯 하다.
김 사장은 ‘아래아 한글’부터 시작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대박을 터뜨린 ‘리니지’(누적매출 1조5,000억원ㆍ1998년 출시) 신화 등을 일궈낸 자수 성가형 최고경영자(CEO)다. 서울대 재학 시절, 컴퓨터(PC) 연구회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현재의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등과 함께 아래아 한글을 공동 개발했고, 97년에는 ‘New Company’의 약자를 따 엔씨소프트를 창업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00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엔씨소프트를 명실공히 세계 온라인 게임 업계의 주요 강자인 글로벌 컴퍼니(2010년 매출 6,497억원ㆍ영업이익 2,429억원ㆍ당기순이익 1,738억원)로 성장시켰다. 그는 또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93년)하고 만 24세에 미국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천재소녀’로 불린 윤송이(36) 현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2007년 11월 비밀리에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김 대표가 야구단 창단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알려졌다. 먼저 자신이 만든 게임을 통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컴퓨터(PC) 앞에 가둬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야구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야구단 창단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식이 곱지 못한 게임업계에 대한 인식 전환 노력도 기울여 보겠다는 의중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저에게는) 야구단을 운영할 사회적 책임이 있고, 게임에 몰두하는 청소년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간곡하게 야구단 창단 의사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 1세대로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를 평정한 그의 새로운 도전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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