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은 11일 KTX 광명역 인근 터널에서 발생한 KTX 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을 "선로전환기 시스템 오작동"으로 잠정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다행히 심각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고속운행 중 발생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4년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처음 발생한 탈선사고인데다, 야심 차게 추진중인 고속철 수출에 악재가 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코레일을 비롯 고속철 전문가들은 현재 탈선원인을 선로 자체나 유지보수 결함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당초 차량 결함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김흥성 대변인은 "터널 안에서 열차가 선로전환기를 통해 오른쪽 레일로 옮겨가는데 기관차를 포함 열차 4량은 제 선로위로 올라섰지만, 5번째 칸부터 6량이 제 레일을 타지 못하고 벗어나 두 개 선로 사이에 걸려 있다"며 "현재로서는 선로전환기 오작동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며 오작동 원인을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열차 승객들도 "KTX 열차가 광명역 구내로 진입하기 위해 서행하던 중 차량이 몇 차례 덜컹거리며 탈선했다"라고 증언하고 있어 코레일의 잠정결론을 뒷받침한다. 선로전환기 결함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코레일의 무리한 인력감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인력운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수년간 선로보수인력을 감축하면서 선로점검과 차량의 검사주기를 늘려 관리부실의 위험성을 키워왔다.
물론 사고가 난 열차 'KTX산천'이 그 동안 고장이 잦았다는 점에서 차량결함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특히 일부 승객들이 "탈선직전 타는 냄새가 났다"고 증언하고 있어 열차 전력계통이나 제동장치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차량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지만 운전 부주의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KTX산천은 현대로템이 개발해 지난해 10월 시운전을 시작한 한국형 고속철이다. 지난 6일 부산역에서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던 KTX산천 열차가 출발직전 배터리 고장으로 13분 동안 지연됐다. 지난달 31일에는 마산발 열차가 제동장치 이상으로 54분 지연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 이전인 지난해 10월13일에는 주요 전동장치인 모터블록 고장으로 국내 최장터널인 금정터널(20.3㎞) 안에 멈춰서는 등 운행 4개월간 7차례 고장이 발생했다.
대전=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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