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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무바라크 즉각 퇴진 거부/ 자국 이익 따라 엇갈린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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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무바라크 즉각 퇴진 거부/ 자국 이익 따라 엇갈린 국제사회

입력
2011.02.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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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즉각 퇴진 거부 연설에 이어 군부마저 무바라크의 손을 들어주자 미국과 유럽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중국은 이집트 국민에 달린 일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는 등 각국이 이해 관계에 따라 입장 차를 보였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무바라크의 퇴진 거부 이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바라크 대통령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연설을 자세히 연구 중"이라며 "해결책은 이집트 사람들 자신이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캐서린 애슈턴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집트 정부의 변화를 이뤄내야 할 시점은 지금"이라며 "이집트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가 충족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집트가 이란 스타일의 종교 독재로 귀결되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이행해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도 무바라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무바라크 퇴진거부에 대해 "매우 불행하고 골치 아픈 일"이라며 "권력 이양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위한 미국의 도움이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중동지역 정치 변화가 이스라엘을 위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무바라크가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테헤란 아지다광장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32주년 기념집회에서 "무바라크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며 "우리는 이집트의 친구며, 이집트인들은 미국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집트 반정부시위로 급격한 변화를 우려해 온 이스라엘은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해결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이집트 국민에게 달렸다"면서"우리 자신의 이익보다 이집트 국민이 더 중요한 것처럼 주장해서는 안되며, 이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도 이집트가 외부 간섭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이집트 사정은 이집트인이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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