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국가를 말하다/박명림 등 지음
정치학자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철학자 김상봉 전남대 교수가 ‘공화국’을 화두 삼아 머리를 맞대고 나눈 대화를 담은 책이다. 발 디딘 공간의 정체(政體)가 공화국임에도 사실 한국인에게 공화국은 낯선 개념이다. 정치 지도자를 뽑고 비판하는 관점에는 왕도 정치의 잣대가 엿보이고, 재벌 회장의 금권이 세습되는 봉건적 풍경에는 놀랍도록 무비판적이다. 이 책은 공화주의의 이념, 공화국이라는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열세 가지 질문과 답을 실었다.
공화국의 기본 정의부터 법 경제 교육 등을 주제별로 나눠 서신 대담의 형식으로 이어간다. 두 저자는 실천을 전제로 한 급진적 제안부터 인간적 삶의 기본을 묻는 인문적 사유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나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합의하고 있는 가치가 없다는 현실인식이 뼈대를 이룬다. 헌법 개혁의 필요성, 경제지상주의와 공화국 이상과의 관계, 다문화 사회로서 대한민국의 재탄생 등을 세세하게 파고들었다. 웅진지식하우스ㆍ406쪽ㆍ1만4,0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명문가의 장수비결/정지천 지음
이항복은 전쟁으로 피난을 가는 와중에도 왕에게 우스갯소리를 던질 정도로 여유 있는 성품 덕분에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60세를 넘겨 살았다. 이황은 무리한 공부로 건강을 해쳤지만 간단한 맨손체조와 보양식으로 71세까지 장수했고, 비책을 담은 ‘활인심방’을 남기기도 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 명문가의 고유한 전통과 생활습관 등을 통해 장수 비결이 무엇인지 살폈다. 필자인 정지천 동국대 한의학과 교수는 여기에 한의학적 진단과 처방을 곁들였다. 현대인들이 참고할 만한 건강생활백서로도 손색이 없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수발을 들던 여인과 성생활을 지속해 갱년기 장애를 예방할 수 있었고, 성호 이익이 소식하면서 콩 식품을 많이 먹어 소식으로 인해 부족해진 영양을 보충했다는 내용 등 식품과 관련한 효능도 상세하다.
영조 건륜황제 공자 등 왕과 영웅들의 장수 비결도 곁들였다. 82세까지 장수한 측천무후가 고령에도 젊음을 유지했던 비결이 비타민B가 풍부한 메추라기 술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토트ㆍ352쪽ㆍ18,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만주군벌 장작림/쉬처 지음
중국은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무너지고 장제스(蔣介石)와 마오쩌뚱(毛澤東)이 등장하기 전까지 군벌들 간에 치열한 투쟁을 벌인 역사가 있었다. 이 책은 이 시기에 한때 중국 대륙의 3분의 1까지 장악했던 만주 군벌 장쭤린(張作霖)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장쭤린이 마적단에서 출발해 80만 대군으로 성장한 봉군(烽軍)을 이끌고 대륙의 패권을 노리며 직군(直軍) 등 대륙 안쪽의 여러 군벌 및 쑨원(孫文)의 호법군 등과 충돌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만주에서 러시아 세력을 몰아낸 일본 관동군의 도움을 받던 장쭤린은 조선의 회령에서 중국의 길림까지 연결하는 길회선(吉會線) 등 5개 철도노선 건설 요구를 거절해 관동군에 의해 암살당한다. 아들 장쉐량(張學良)이 권력을 승계하지만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에 의해 제거된다. 장쭤린의 개인 비사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20세기 초 만주의 사정을 상세히 알 수 있어 오늘날 동북아 정세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가원 옮김. 아지랑이ㆍ616쪽ㆍ2만5,000원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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