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가 한국의 선진교육을 받고 학위까지 취득해 돌아갈 수 있어 너무 뿌듯합니다.”
11일 열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몽골 출신 투무르푸레브 둘람바자르(48)씨는 아들 자카(26), 딸 차와(21)씨를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딸은 이달 중 배재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아들도 8월 카이스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예정이어서 일가족이 국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따게 된 것이다.
동료들 사이에서 ‘투무르’라 불리는 그는 몽골 정보통신조정위원회에서 일하다 선진IT 기술을 배우기 위해 2006년 한국에 들어왔다. 카이스트 글로벌IT기술대학원 프로그램에 입학한 그는 5년간 연구에 매달렸고 ‘개발도상국 전자정부에서의 지식공유에 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첫 학기를 홀로 보낸 그는 국내 교육시스템의 우수성을 느껴 마침 고교를 졸업하는 딸을 한국으로 불러들였고 이어 대학생이던 아들도 졸업하기를 기다려 2009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하도록 했다. 몽골 특허관련 정부 기관의 유능한 공무원이었던 부인은 휴직한 뒤 남편과 아들 딸의 뒷바라지를 해 왔다. 그는 “한국의 높은 물가와 사립대에 다닌 딸의 등록금에 힘들기도 했지만 카이스트에서 배운 선진기술로 몽골의 IT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석사학위를 받은 독일 출신 크리스토퍼 에메리히씨는 카이스트와 독일 칼스루헤 공과대학으로부터 동시 학위를 받아 카이스트 첫 복수학위 외국인 졸업생으로 기록됐다.
대전=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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