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하야했지만, 이집트의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 조건에 시달려온 이집트 공공 부문 근로자들이 불만을 폭발시키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시민이 중심이 돼 30년 장기독재를 종식시킨 로제타 혁명이 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으로 이어져, 이집트 정국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이로 국영은행을 비롯한 국영기관과 알렉산드리아 항구 근로자들이 이날 소속 기관 수장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제복 차림의 경찰관 수백명이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과 부패 척결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국영은행 본점 직원들도 혁명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앰뷸런스 운전수와 운수 노동자도 가세했다. 이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켰다.
이에 대해 군 최고위원회는 14일 발표한 '코뮈니케'를 통해 "노조 지도자들은 국가의 혼란 수습을 위해 파업과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은행도 전국 은행을 대상으로 14일을 예정에 없던 휴무일로 지정했다. 주식거래소, 철도, 우체국, 철강 등 570만명에 달하는 이집트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어 파업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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