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金선장 "죽기보다 싫었지만 해적질 키 잡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金선장 "죽기보다 싫었지만 해적질 키 잡았다"

입력
2011.02.10 16:18
0 0

금미호 피랍 124일 증언… "해적들 수시로 생명 위협"

"피랍 124일 동안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 않았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풀려난 금미 305호의 김대근(54ㆍ사진) 선장은 10일 피랍 당시 상황과 4개월 간의 악몽 같았던 피랍 생활을 전하며 몸서리를 쳤다.

김 선장은 지난해 10월 9일 납치됐던 당시 상황에 대해 "평소와 다름 없이 조업 중이었는데 멀리서 해적들을 태운 보트가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며 "급히 도망가려 했지만 불과 5분 만에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적들이 AK소총으로 위협사격을 하는 바람에 조타실 유리창이 박살 났다"며 "맨발로 조업 중인 선원들은 유리창 파편을 밟아 피가 흘렀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배를 장악한 해적들이 셔츠와 팬티를 제외하고 신발과 속옷, 심지어는 화장실 휴지까지 모두 빼앗아 갔다고 했다.

가장 불안했던 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이었다고 그는 털어 놓았다. 김 선장은 "수시로 실탄이 장전된 총을 겨누며 위협하는 바람에 오발사고라도 나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해적들은 금미호를 모선으로 이용해 4차례나 해적질에 나서 LPG 운반선 1척과 유조선 1척 등 2척을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선장은 "나도 해적에 잡혀 지옥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무고한 선박들을 납치하는데 조종 키를 잡는다는 건 정말 죽기보다 괴로운 일이었다"며 "하지만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죽이겠다는 위협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금미305호 피랍 직후부터 케냐 몸바사에서 소말리아 해적들과 협상을 진행해온 김종규(58)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적에게 협상금을 주지 않고 석방된 것은 기적"이라며 "케냐 선원 상당수가 무슬림이었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석방비'에 대해 김씨는 "석방을 위한 몸값 지불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해적들은 선박을 납치한 뒤 2, 3일에 한번씩 김씨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김 선장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해적들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직후부터 연락을 끊었다가 한달 가까이 지난 이달 7일 오후 5시20분께(현지시간) 다시 연락하면서 호의적으로 태도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9일 밤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돈을 조금 줬다. 금액은 나중에 말하겠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져'해적과 타협은 없다'는 정부 방침과 다른 발언을 하기 어려워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