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과 반정부 시위대의 사임 요구를 거부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82) 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리언 파네타 국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늘 저녁 중으로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면
영국 BBC방송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밤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이양하고 물러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호삼 바드라위 사무총장도 BBC에 “무바라크 대통령이 ‘아마도' 곧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역시 이집트 군과 NDP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가 최고 사령관인 무바라크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연 뒤 국영TV에 “국민의 적법한 요구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집트 군이 국가를 보호하고 국민의 적법한 요구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는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임박 소식이 급속히 퍼지자 국영TV에 출연, “모든 것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자진 사퇴 가능성은 지난달 25일 수도 카이로에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후 17일 만에 처음 나온 것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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