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공사 중인 숭례문 누각과 좌우 성곽을 내년 상반기에는 거의 완성된 모습으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 이후 단청을 입히고 기와를 얹어 10월경 상량식을 하고, 연말까지 주변 정리를 해서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숭례문 화재 3주년인 10일, 문화재청은 숭례문 현장에서 복구 설명회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복원 계획 중 지반은 당초 계획보다 높게, 동쪽 성곽의 길이는 더 짧게 변경됐다. 지반은 조선 초기 높이인 현 지표면의 1.6m 아래로 계획했던 것을 조선 중기 이후 높이인 30~50cm 아래까지 드러내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원래 지반 높이대로 복원하면 조선시대 유구 전체를 훼손하게 되어 계획을 변경했다"고 설명하고, "일부 구간은 원래 지반을 전부 드러내고 유리로 덮어 숭례문의 전체 역사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숭례문에서 남산 쪽으로 뻗어가는 동쪽 성곽은 당초 계획한 88m보다 줄여 53m만 복원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동쪽 성곽 약 60m 지점에 남대문시장으로 통하는 지하도가 있어 그 위에 성곽을 쌓으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숭례문 복원은 문루에 쓸 나무를 다듬고 쇠못을 만드는 등 자재를 준비하는 한편 성곽 쌓기가 한창이다. 성곽은 동쪽 53m 길이 중 44m까지 쌓았다. 다 완성되면 성곽 높이는 6~8m가 된다. 서쪽 성곽은 16m 길이를 복원하는데, 동쪽 성곽을 마친 다음 착수한다.
이날 숭례문 현장에서는 복원 작업에 쓰이는 전통 기법들의 시연도 이뤄졌다. 도르래와 물레를 이용해 무거운 돌을 들어올리는 방법, 큼직한 돌덩이에 쐐기를 박고 망치로 쳐서 쪼개는 작업, 대장간에서 쇠를 벼리고 풀무질을 해서 쇠못을 만드는 과정, 문루 기둥으로 쓸 나무를 자귀질해서 다듬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숭례문 복원 자재 중 목재는 강원도 삼척 준경묘에서 베어다 2년간 말린 소나무를, 돌은 서울 지역 성곽 돌과 재질이나 색상이 가장 비슷한 경기도 포천 화강석을 가져다 쓰고 있다. 돌을 포천에서 가져온 것은 서울 근교에서는 채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