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문제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미 LA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이 최근 무바라크의 퇴진에는 의견을 모았으나 세부사안을 놓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논란거리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의 역할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은 술레이만 부통령 주도의 개혁절차 진행을 지지하고 있다. 무바라크가 당장 퇴진을 하지 않더라도 술레이만에 힘을 실어줘 개혁을 이룬다는 의도다.
그러나 술레이만이 비상계엄령 해제 등 신속한 개혁을 거절하면서 이들의 ‘점진적 이양’ 의견은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 권력 이양의 속도, 무슬림형제단 등 이집트 야권 단체들에 대한 개혁논의 참여 허용범위 등도 참모진의 고민거리다. 미국의 딜레마는 중동의 협력자였던 이집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드러내놓고 민주주의에 역행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LA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시간이 갈수록 변화하듯 미국도 무바라크 정권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며 “백악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조속히 정리해야 양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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