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9일(현지시간) 남북한 군사실무회담 결렬과 관련,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줄 기회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번 회담은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남북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이며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북한 대표단의 퇴장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언급한 뒤 "북한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 최근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진 뒤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 "현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식량 수요량 파악, 식량지원 프로그램의 효율적 관리 문제, 식량 배분 감시 문제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매체들은 10일 남북한 군사 실무회담이 처음 열렸으나 성과 없이 천안함 피폭 사건 등에 대한 견해차만 확인한 채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남북 양측은 군사실무회담에서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펼치며 다음 회담의 시기조차 잡지 못한 채 끝났다고 전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8,9일 군사실무회담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회담을 연장하기까지 했으나 이견만을 확인한 채 끝났다고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의 군보 격인 제팡(解放)일보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천안함 사건은 남측이 꾸며낸 특대형 조작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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