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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독서와 고령화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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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독서와 고령화사회

입력
2011.02.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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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35%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 10명 중 3.5명이 만화나 잡지를 제외하고 책이라고는 손에 잡지 않았다는 얘기다. 2009년(2.8명)에 비해 그 비율이 늘어났다. 점점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책 읽는 사람들의 독서량이 15.3권에서 16.6권으로 늘어나 성인 전체 연평균(10.8권)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독서시간도 10분 더, 도서구입비도 1,400원 더 늘어났지만 독서에 관한 한 여전히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 독서 양극화는 세대 간에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33권으로 성인의 3배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는 갈수록 독서량이 늘어나,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무려 59권을 기록했다. 1년에 도서관에서만 36권의 책을 빌려 읽는다는 일본 초등학생 못지 않은 독서열풍이다. 그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절반(24.8권), 고등학생이 되면 거의 다시 절반(15.2권)밖에 읽지 않는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3분의 1은 책과 담을 쌓는다. 여가활동 순위에서도 독서는 7위로 TV와 인터넷은 물론 운동, 모임, 집안일보다도 나중이다.

■ 왜 책을 안 읽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바빠서""습관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일과 공부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고, 자연히 독서가 몸에 배지 않아 힘들다는 것이다. 핑계다. 그러면 인터넷이나 게임, TV 시청은 한가해서 하나.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열심이고 피곤하다면서 밤도 새운다. 이유는 하나다. 재미있으니까. 책 읽기 역시 재미만 있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습관이란 것도 재미에서 나온다. 하기 싫은 것 억지 반복으로 절대 안 된다. 학교에서 경험한'아침 독서'와 논술 준비로 몇 년 반복한 책 읽기 버릇은 어디로 갔나.

■ 독서가 재미없게도 생겼다. 모든 독서가 입시에 맞추어 있고, 대입논술이라는 게 창의적 사고나 자유로운 감성과 상상력을 유도하기보다는 교수들의 틀에 얽매인'또 하나의 문제 풀기'에 불과하니 당연하다. 이렇게 독서 혐오증이나 유발하는 논술시험이라면 없는 게 낫다. 재미있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 읽다 보면 재미의 폭도 넓어진다. 삶과 세상의 진리가 고전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앞으로 100세까지 살아야 한다. 나이에 따라 꼼꼼히 준비한 '평생 독서리스트'와 독서 습관 없이 혼자 보내야 할 그 긴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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