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처음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소속돼 있는 평교사 출신의 학교장 탄생이 임박했다.
1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38개 초ㆍ중ㆍ고교에서 교장 공모를 하고 있는데 이중 평교사도 지원이 가능한 내부형 공모제를 채택하고 있는 구로구 영림중과 노원구 상원초에서 전교조 소속 평교사의 당선이 유력하다.
영림중의 경우 교장 공모 심사위원회에서 낸 1~3위 후보가 모두 전교조 소속 평교사다. 상원초는 전교조와 교총 소속 후보가 경합하고 있지만 심사위 평가에서 전교조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2007년부터 간간히 시행됐지만 지금까지 서울에서 평교사 출신이 교장이 된 사례가 없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1일 각 학교의 1,2위 후보를 상대로 직접 면접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합격자는 다음주 초 발표된다. 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은 “평교사도 능력만 있다면 연공서열을 깨고 교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내부형 공모는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은 제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진보 성향 교육감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전교조 출신 교장을 만드는 데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영림중은 공모 심사위를 친 전교조 위원 중심으로 짰고, 상원초도 전교조 정책실장 출신 교사를 점 찍어 놓고 시작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교장 공모제는 참여정부 시절 ‘연공서열 위주의 기존 교장승진제도를 개혁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교장 자격증을 가진 교원에게만 응모자격을 주는 초빙형과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일정 교육경력을 갖추면 지원 가능한 내부형으로 나뉜다. 올해 1학기 임용과정에서 내부형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은 서울 경기 강원 등 세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서울형 혁신학교에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적용키로 한 뒤 이를 추진해왔다.
지난달 내부형 두 곳을 포함해 공모제를 시행하는 총 38개교 교장 공모에 모두 208명이 지원했는데, 특히 영림중은 경쟁률이 14대 1로 가장 높았다. 이후 영림중 교장 공모에 절차상 위반 의혹이 제기됐으나 시교육청은 특별조사를 벌인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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