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구단 감독 생각 없다."
프로야구 제9구단 엔씨소프트의 감독 0순위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거물'선동열(48) 전 삼성 감독은 단호했다. 선 전 감독은 9일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신생 구단 감독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못박은 뒤 "올해는 좀 쉬면서 야구공부를 할 생각이다. 요즘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전임 감독 중 최대 거물로 꼽히는 선 전 감독의 신생팀 사령탑 이동설은 9구단 창단이 불거질 무렵부터 흘러 나왔다. 선 감독은 지난 6년간 삼성을 맡으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두 차례와 준우승 한 차례, 포스트시즌 진출 두 차례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긴 뒤 올시즌 전 전격 경질됐다. 야구계는 물론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가 선 전 감독을 영입한다면 마케팅 측면에서만도 크게 주목 받으며 시작할 수 있다. 선 전 감독은 지난달 부산 경남 지역 민방 KNN이 창원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신생팀 초대 사령탑 선호도 1위(32.1%)에 올랐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2위(20.8%)였다.
하지만 선 전 감독이 신생팀 감독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생팀이 아니더라도 향후 1, 2년 이내에 검증된 선 전 감독을 '모시려'는 구단은 분명히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선 전 감독이 '빅마켓'을 보유한 매력적인 팀들을 두고 굳이 위험 부담이 큰 신생팀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선 전 감독이 삼성과의 잔여 계약 기간 동안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는 삼성 유니폼을 벗으면서 5년 계약 기간 중 잔여 4년치 연봉을 일시불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재취업'시 발생할 복잡한 연봉 문제도 그렇고, 차라리 이 참에 충분한 재충전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꿀 수도 있다.
■ 창단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반응
9구단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전직 감독들은 "창단 감독은 모든 면에서 기존 감독들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창단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반응.
"부담스럽다… 창단 감독은 두 배 이상의 노력 필요"
▲김인식 전 한화 감독=자꾸 이야기 나오니까 부담스럽다. 초대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자리다. 중요한 것은 선수를 잘 뽑아 훈련시키는 것이다. 창단 감독은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팀들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감독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반갑지만 지금 단계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김재박 전 LG 감독=사실상 창단이 확정됐으니까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 반갑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창단 감독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 뭐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누가 감독이 되든 이른 시일 내에 좋은 팀을 만들어서 기존 구단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스카우트 겸직 자세로 2군·아마 현장 자주 접해야"
▲이순철 전 LG 감독=(하마평에 오르는 것이)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창단 감독은 스카우트를 겸직한다는 자세로 프로 2군 경기와 아마추어 경기를 현장에서 자주 접해야 한다고 본다.
"1, 2년간 기초 다지는데 고생 많이 할 것"
▲양상문 전 롯데 감독=물론 기회가 온다면 영광이다. 아무래도 신생구단이다 보니 누가 감독이 되든 1, 2년간은 기초를 다지는 데 고생을 많이 할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업과 좋은 연고지가 결정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후보 거론 큰 영광… 야구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감독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야구공부를 하고 있다. 신생 구단의 초대 감독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팀을 운영해야 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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