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민주화시위의 불똥이 프랑스 내각으로 튀었다. 프랑스 미셸 알리오 마리 외교장관이 튀니지 전 정권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프랑수아 피용 총리마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으로부터 공짜 여행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 프랑스 정부의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피용 총리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 1월 2일까지 가족과 함께 이집트 당국의 초청으로 아스완 휴양지에서 공짜 여행을 즐긴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이집트 정부의 비행기를 이용하고 나일강 보트여행까지 즐겼고 무바라크 대통령도 만났다. 피용 총리의 공짜여행 사실은 폭로 전문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의 보도로 처음 밝혀졌다.
더구나 피용 총리는 알리오 마리 외교장관을 계속 두둔해왔다는 점 때문에 더욱 공격을 받고 있다. 알리오 마리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축출된 튀니지 대통령인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의 측근인 재계 인사로부터 전용기를 제공받아 2차례 여행을 했고, 벤 알리 정권 몰락 직전 프랑스가 튀니지 폭동진압을 도울 수 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사회당 장-마르크 애로 원내대표는 "이번 폭로를 통해 국가가 최고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고, 녹색당 노엘 마메르 부총재는"얼마나 많은 프랑스 장관들이 '독재자 항공(Air Dictator)'을 이용해 태양 아래 휴가를 즐겼느냐"고 비꼬았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9일 각료회의에서 각료들에게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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