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차리카 기지가 8일(현지시간) 로켓포 공격을 받으면서 PRT의 안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지 안에 주둔해 있는 한국군 오쉬노 부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부대를 방문한 뒤 벌어진 일이어서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일단 공격세력이 김 장관을 직접 노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 장관이 부대를 떠난 지 7시간이 넘게 지나서 공격이 발생했기 때문에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지방호태세도 가장 위험한 1단계에서 위험이 낮은 4단계 중에 3단계인 오렌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아프간 탈레반 세력의 일부가 (규모가) 적긴 하지만 현지(기지 인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며 “이번의 경우 기지로부터 800~1,000m 떨어진 마을에서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군의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프간은 현재 무정부상태나 마찬가지여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하다.
오쉬노 부대에는 특전사 요원을 중심으로 경비ㆍ경호대, 작전지원대, 항공지원대 등 총 330여명이 주둔해 있다. 이들은 저항세력의 급조폭발물(IED)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지뢰방호장갑차량(MRAP) 10대와 미사일 접근 경고장치, 방탄키트, 위성항법장치(GPS) 등 생존장비를 장착한 UH-60헬기 4대, 최신형 K-11 복합소총, 폭발물 탐지 장비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기지방호장비도 손색이 없다. 열상감시장비(TOD) 1대와 야간투시경 4대 등 감시시설과 헤스코(모래주머니) 방벽, 판망형 철책, 산악지형까지 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매일 한두 차례 기지 상공을 항공정찰하고 유사시에는 차리카 기지에서 20여㎞ 떨어진 바그람 기지에 주둔한 미군과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는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다. 오쉬노 부대는 평소 기지방어에 주력하면서도 공격을 당하면 적에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상황별 교전규칙 또한 마련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이번처럼 적이 누구인지 바로 발견할 수 없는 경우다. 군 당국은 “로켓포가 발사된 마을의 집들이 모두 3~5m의 담으로 내부가 가려져 있어 공격세력을 찾지 못했다”며 “아프간 현지 경찰 주도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언제든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차리카 기지는 지난해 6월 공사 중에도 비슷한 형태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는 오쉬노 부대 선발대 파견을 앞둔 시점이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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