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고교 학생들이 대학처럼 과목에 따라 교실을 옮겨가며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가 2014년까지 전면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시범 도입돼 현재 전체 중ㆍ고교의 15%인 806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과교실제가 학생 수준에 따른 맞춤교육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가 높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우선 올해 1,400개교로 확대되고 내년 전체 일반계 고교에 도입된다. 이어 2014년까지 농어촌의 6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를 제외한 90%까지 확대된다. 다만 여유 교실 등 여건에 따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 이상 교과에 적용하는 ‘선진형’과 최소 2개 이상의 교과에 적용하는 ‘과목중점형’중에서 각 학교가 선택하도록 했다. 과목중점형의 경우 한 학교당 최대 4억원까지 투입하며 선진형에 대해선 최대 15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2014년까지 1조2,200억원을 잡았다.
교과부는 교과교실제 확대에 따라 올 상반기 국어, 영어, 수학 등 7개 교과의 과목별ㆍ수준별 수업 모델을 개발해 각 학교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필요한 교사 증원을 위해 계약직인 기간제 교사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기간제교사가 정규직 임용시험 응시준비 때문에 단기간만 근무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 우수한 기간제 교사는 정규채용 때 가산점 부여 등 우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령을 개정해 학교별 교원배치 기준을 현행 ‘학급 수’에서 ‘학생 수’로 바꾸기로 했다. 교과부는 상반기까지 시도별 수요 조사를 통해 세부계획을 확정하고 연내 법령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교과교실제 실시에 따라 예상되는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담임교사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학생들은 등교하면 우선 담임교사의 교과교실에 모여 조례를 마친 후 각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고 하교 전에 다시 담임교사의 교실에서 종례를 받는 방식이 유지된다. 또 올해 진로진학 상담 전담교사 1,500명을 배치해 생활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학교 각 층마다 학생 휴게실과 사물함을 배치해 쉬는 시간에 머물 곳도 마련된다.
이상진 교과부 인재정책실장은 “2009년 기준 전체 중ㆍ고교 16.3%인 856개교에 3,340개의 유휴교실이 남는 등 교과교실제를 전면 확대할 여건이 조성돼 있다”며 “과밀학급 현상이 심한 서울 양천ㆍ강남과 일부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큰 예산부담 없이 교과교실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과교실제 도입으로 자칫 기간제 교사 비중이 확대되거나 우열반 편성을 위한 구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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