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즉각적 퇴진을 거부하자 시위대는 격렬히 반발했고 미국 등은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 상황에서 이집트 군부가 11일 최고 지휘관 회의를 다시 열어 사실상 무바라크 지지를 선언한 뒤 무바라크 대통령은 바로 헬기를 타고 별궁이 있는 홍해 휴양지 사름 엘 셰이크로 떠났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평소에도 별궁을 자주 찾아 이번 행차가 전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연설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미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반증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10일 최고 지휘관 회의를 열어 "국민들의 적법한 요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코뮈니케1' 성명을 발표했던 이집트 군부는 11일 오전 입장을 바꿨다. 이날 이틀째 회의를 연 뒤 발표한 성명에는 이집트 군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개혁 약속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겠다. 시위대는 집과 일터로 돌아가라"고 밝혀 무바라크의 명예퇴진 보장을 선언했다. 또 "비상계엄법은 현 상황이 끝나는 대로 폐지하겠다"며 "하반기 치러질 대선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증하겠다"라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집트 시위대와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시위대는 11일 카이로 시내에서 '100만인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이 가운데 수백 명은 대통령궁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퇴진이 임박했다는 예상을 개고 10일 밤 대국민연설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9월까지는) 자리를 고수하겠다"고 즉각 퇴진을 거부했다. 그는 또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거분에 대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집트 정부의 변화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집트 정부는 더 신뢰할 만하고, 구체적이며, 분명한 민주화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무바라크가 발표한 권력) 이행이 즉각적이고, 의미 있고, 충분하게 이뤄질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상원기자
박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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