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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민원 해결하고 사법절차 투명성까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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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민원 해결하고 사법절차 투명성까지 높여"

입력
2011.02.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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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몰이로 사회 혼란… 경찰 행정력 낭비"■ "억울한 피해" 재수사 촉구 인터넷 글들… 순기능ㆍ역기능은

경찰 수사 과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인터넷 글들이 잇따라 재수사나 보강수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억울한 사연을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이들 글은 불과 며칠 만에 경찰로부터 공식답변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인터넷 항소심 혹은 신문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분석이다. 반면 불필요한 재수사로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장 아고라에 ‘아침에 웃으며 나갔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우리 딸’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해 경찰은 초지일관 자살일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사건을 종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자 서울경찰청은 6일 “사건을 조사 중인 수서경찰서의 처리과정을 면밀히 조사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글을 올렸다.

1월에는 성폭행범에 저항하다 폭행당해 사망한 여대생 어머니의 글이 경찰의 재수사를 이끌어 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성추행범을 고소하려던 60대 여성에게 경찰관이 성희롱 발언을 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민원해결 시도들이 속속 먹히고 있다.

과거 청와대나 경찰청 민원실에 억울함을 호소해도 차일피일 미루거나 결국 해당 수사 담당자가 재조사를 맡아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던 전례에 비춰볼 때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한 이 같은 여론 형성이 사법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빈번해진 인터넷 신문고의 역할은 불필요한 경찰 행정력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 아닌데 여론몰이를 통해 재수사를 하도록 하는 일들이 사회 혼란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두 달 가까이 진행된 60대 여성에 대한 성희롱 조사는 해당 여성이 서울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듭 거부하면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2005년 시작한 수사이의제도를 적극 이용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경찰 수사과정을 같은 경찰이 되짚어 보기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도 운영실적이 2006년 1,188건에서 이듬해 1,332건까지 증가했다가 3년 연속 줄어들면서 지난해 844건에 그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과정을 면밀히 조사할 수 있는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표 교수는 “수사이의신청제도,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각종 민원처리 제도와 기관에 대해 불신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면서 “수사에 대한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춘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뉴욕시에서 민간 전문가 등으로 CCRB(Civilian Complaint Review Board)를 구성해 1990년대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고, 영국도 비슷한 성격의 IPCC(Independent Police Complaint Commission)를 운영 중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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