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양대리그로 가는 초석을 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온라인게임 전문기업 엔씨소프트를 9구단 창단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KBO는 시즌이 개막하는 4월 2일전까지 엔씨소프트와의 우선협상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또 창원시는 9구단의 연고도시로 확정됐다.
이로써 한국프로야구는 1990년 쌍방울이 창단하면서 8개 구단 시대에 진입한 뒤 21년 만에 9구단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엔씨소프트는 늦어도 2014년 1군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KBO는 올해 내로 10구단 창단도 확정해서 양대리그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창단초기 자금만 최소 300억원… NC "문제없다"
창단자금은 최소 3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엔씨소프트는 KBO에 100억원의 현금을 예치해야 할 뿐 아니라 가입금 50억원도 내야 한다. 창단 후 5년간 구단 경영권이 상실되지 않는 한 100억원은 되돌려 받을 수 있지만 일단 KBO에 납부해야 한다.
기존 8개 구단에서 선수를 수급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순수하게 선수단을 꾸리는 데 드는 비용만도 10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쌍방울을 해체한 뒤 창단한 SK는 가입금 46억원을 포함해서 창단자금으로만 25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 2008년 말 창단을 추진했던 KT의 경우 창단자금으로 300억원 이상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KBO가 제시한 유동비율 150%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자기자본 순이익률 10% 이상 또는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 등의 가이드라인 외에 다른 조건들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창단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 이사회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숙제는 선수 수급
현실적으로 가장 큰 숙제는 선수 수급이다. 규약에는 신생구단이 창단하면 2년간 신인선수 2명에 대한 우선 지명권을 받고 각 구단 보호선수(20명)를 제외한 1명씩을 데려올 수 있다. 또 2년간 외국인선수를 3명 등록해 2명 출전시킬 수 있고, 타팀보다 1군 엔트리 등록인원도 1명 더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1,2군 합쳐 60명이 넘는 선수단을 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KBO는 내달 8일 단장회의를 열어 쌍방울이 창단했을 때 기준에 비춰 엔씨소프트가 선수를 수급 받을 수 있는 원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쌍방울은 창단 첫해였던 1990년과 이듬해 2차 신인지명 10명의 우선 지명권을 받았고 기존 7개 구단에서 22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보류선수 중 2명씩을 데려왔다. 한 팀에서 장기간 2군에 머무는 신인 유망주를 다른 팀이 뽑아갈 수 있는 메이저리그식 룰5 드래프트 도입과 외국인선수 증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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