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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축구대표팀 새주장… 리더십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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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축구대표팀 새주장… 리더십 변천사

입력
2011.02.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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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에 '캡틴 박주영(AS모나코) 시대'가 열렸다. 역대 최연소(26세) 대표팀 주장을 선임한 건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바통을 이어받은 박주영이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는 캡틴의 리더십을 잘 실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장=카리스마' 공식이 통용되는 때가 있었다. 축구대표팀의 주장은 강렬한 카리스마가 필수였다. 강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통솔했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2002년 한일월드컵 주장)이 대표적인 '카리스마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카리스마를 지녀야만 캡틴이 될 수 있다는 관념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이전 월드컵대표팀을 들여다보면 캡틴의 덕목으로 카리스마와 나이가 최우선 순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수비진을 통솔해야 하는 중앙 수비수가 완장을 차는 경우가 많았다. 정용환(1990 이탈리아월드컵), 최영일(1994 프랑스월드컵), 홍명보가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며 팀을 이끈 바 있다. 당시 주장은 고참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선수단의 입장을 정리했고, 코칭스태프의 주문 사항을 일방적으로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2007년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주장의 덕목이 달라졌다. 2008년 27세의 나이로 캡틴이 된 박지성의 대표팀내 서열은 다섯 번째. 고참과 영건들 사이에 위치한 박지성은 중간자로서 의견을 수렴한 뒤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하는 접점 구실을 해냈다. 수평적 관계에서 선수들과 소통한 박지성은 결국 '열린 리더십'으로 팀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생각하는 주장의 조건은 또 달랐다. 그는 희생정신과 부상 없이 경기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지속성을 강조했다. 중앙 수비수의 경우 경기에 대한 중압감이 크다고 판단, 주장의 부담감까지 짊어지게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장을 '필드 위의 코치'로 임명한 조 감독은 주장 덕목에 '영리함'을 추가했다. 사령탑의 전술 변화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한 것이다. 주장으로 낙점 받은 박주영은 "주장으로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직 모르지만 일단 선수들을 돕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박주영이 새로운 대표팀의 주장상을 제시한 조 감독의 기대에 얼마만큼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오는 10일 오전 3시(한국시간) 터키와의 평가전이 박주영의 캡틴 데뷔전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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