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이라크전을 이끌었던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은 “(2003년 승리 선언 후) 미군 병력을 이라크에서 바로 철수한 것이 가장 치명적인 실수”라고 한 부시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지 만 그럴 수 있다”고 해 이라크 병력운영에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만 이라크전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폴 월포위츠 당시 국방부 부장관이었다”며 “그가 9ㆍ11 직후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이라크 문제를 처음 꺼냈다”고 밝혔다. 럼스펠드 전 장관은 재임 시절 끊임없이 불화설이 나돌았던 콜린 파월, 콘돌리사 라이스 등 부시 행정부의 두 국무장관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파월 전 장관에 대해 “직원들을 관리하지 못했고, 언론에 많은 것을 흘려 행정부에 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이 이라크전에 반대했다는 평가와 관련, “그는 2003년 유엔 안보리에서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연설했고,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이라크전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가 전쟁을 반대한다는 어떤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라이스 전 장관에 대해선 “행정부 고위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며 “학자로서의 경험 부족이 업무수행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럼스펠드 전 장관은 이라크에서 많은 실패와 인명피해가 초래된 것은 “사공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며 행정부 내 이라크전에 대한 이견이 심각했음을 주장했다.
자서전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출간을 앞두고 7일 abc 방송과 퇴임 후 첫 회견한 럼스펠드 전 장관은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로버트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이 자신이 수행한 베트남전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 “이라크전은 다르다”며 “사담 후세인과 탈레반, 알 카에다를 제거함으로써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됐다”고 옹호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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