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방문으로 촉발된 러일 간 영토분쟁이 또 다시 외교갈등으로 재점화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7일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지난해 방문을 다시 끄집어 내 “폭거”라고 비난하자 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비외교적이며 공손치 못한 발언”이라고 맞받아치면서다.
이날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간 총리는 도쿄 ‘북방영토 반환 요구 전국대회’에 참석,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열도 방문을 “용인할 수 없는 폭거”라고 비난하고 “북방영토 문제를 최종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기본방침에 따라 러시아와 교섭하겠다”고 밝혔다. 즉각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현지 언론에 “일본 총리의 표현은 명백히 외교적이지 않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일본 지도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제멋대로 행동하는 일본 시민단체들에 뒤지지 않으려고 결심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장관은 이어 “대화는 2차 세계대전의 결과를 무조건 인정하는 기초 위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혀, 전승국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열도는 러시아 영토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북방영토의 날’ 행사과정에서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러시아 국기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에 러시아 청년단체가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여는 등 양국 국민 감정도 격화되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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