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주화 시위 사태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6일(현지시간) 정부와 야권이 정치개혁 협상에 돌입한데다 7일에도 이집트 정부가 7일 추가 개혁조치를 내놓아, 시위 열기도 점차 잦아드는 분위기다. 반면 일부 야권 세력과 시위대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일부는 협상참여 자체를 거부, 정국 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협상은 수일 내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정부와의 첫 협상 직후 무바라크 퇴진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인 에삼 엘 아리안은 "우리의 핵심 요구는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이라며 "정부가 진전된 태도를 보여야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에서 배제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미 NBC와의 회견에서 "불투명한 협상과정은 무바라크 정권 퇴진을 바라는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4월6일 청년운동 등 시위단체의 일부 대표들은 협상을 거부하겠다며 이번 주말께 무바라크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은 미 abc와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은 (야권이) 원하는 바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이집트 정치개혁 완성 때까지 무바라크를 명목상 지도자로 남겨두는 '한시적 공존' 방침을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대선에 불출마할 것"이라며 "그의 임기는 올해 끝난다"고 말해 임기 때까지 퇴진을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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