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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황 이병은 왜 죽음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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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황 이병은 왜 죽음을 택했나

입력
2011.02.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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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종종 있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입대 다섯달 만에 자살한 이병 황인성의 유족은 그가 사망 일주일 전까지 생활했던 '그린캠프'가 화근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캠프는 자살 위험 때문에 '관심병사'로 지정된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황 이병은 이곳에서 퇴소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해 7월 국군수도병원에서 투신했다.

MBC 'PD수첩'은 8일 밤 10시 방송에서 황 이병의 그린캠프 생활을 추적하며 운영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살펴본다. 이곳을 거쳐간 병사들은 화장실도 도우미 병사와 함께 가야 했고, 문이 모두 잠겨 있는 것은 물론 창문에도 못을 박아 감옥을 연상하게 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받는 이곳에서 황 이병은 자신의 심경을 담은 일기를 남겼다. 유족은 이 일기가 처절했던 군 생활과 함께 그린캠프 내에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는 걸 뒷받침할만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자살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소속 부대는 황 이병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과 대학교 상담기록을 제시하며 입대 전부터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맞서고 있다. 제작진은 황 이병이 어떤 사람이었고 생활은 어땠는지 기숙사 룸메이트 등 주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또 그가 남긴 기록들과 40명에 달하는 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심리부검'을 의뢰했다.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정보를 수집해 원인을 규명하는 것으로 2008년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자살로 판명된 60건에 대해 심리부검을 실시해 원인을 밝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황 이병이 그린캠프에 있었던 4주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했고 뇌의 회로가 망가져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진행되었다"며 소속 부대가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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