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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여수 2공장 가동으로 세계 1위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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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여수 2공장 가동으로 세계 1위 지킬 것"

입력
2011.02.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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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세계 1등 제품 20개를 만들어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세계적 화학기업으로 우뚝 설 겁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9일 여수합성고무 제2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기자들 앞에서 똑 부러지게 말했다. 그가 기자간담회를 연 건 25년 CEO 생활에서 처음. 단 한 번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는 이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2009년 7월 '형제의 난'이후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갈라섰다 지난해 3월 경영 복귀를 선언한 박 회장은 현재 금호석화를 포함해 6개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그동안 형의 색깔을 지우고 자신 만의 색깔을 칠하는 데 열중했다. 그룹 고유의 빨간색 날개 로고를 쓰지 않기로 했고, 기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략경영본부를 대신할 회장 부속실을 만들어 조직을 정비했다. 지난해 7월에는 처음으로 독자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았고 올 시무식도 사무실이 있는 신문로 사옥 대신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따로 열었다.

박 회장은 "당장 급한 것은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을 졸업하는 것"이라면서도 사옥 이전과 그룹이미지(CI)를 새로 만드는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금호라는 이름은 창업주(선친 박인천 전 회장)의 정신이 담겼다"고 했다.

박 회장이 분리 경영을 자신감 있게 추진하는데는 사상 유례 없는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합성고무 호황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863억원, 3,645억원. 박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주가는 10배 가까이 올랐다. 업계에서는 천연고무의 가격 폭등과 중국, 인도 등의 수요 폭등이 맞물리면서 합성고무는'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예상한다. 박 회장이"채권단 자율협약은 올해 안, 늦어도 내년이면 졸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여수 제2공장의 가동으로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와 고합성부타디엔고무(HBR)를 합한 합성고무 생산량을 연 28만7,000톤으로 늘렸고, 시장 점유율을 9.8%에서 10.4%로 끌어올려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번 증설로 연간 4,000억원 매출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호타이어는 선친께서 세우신 회사라 애정이 있다"면서도 "가진 주식 수(1.5% 지분율)가 얼마 되지 않고 석유화학 부문의 경영정상화가 더 중요해 보호예수기간(6개월)이 끝나면 모두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8월 채권단의 출자 전환과 감자로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 지위를 잃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부자가 경영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간담회 후 형과 화해 했느냐는 질문에 "모두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여수=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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