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던 금미 305호와 한국인 2명을 포함한 선원 43명이 9일 오후(한국시간) 풀려났다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 지난해 10월9일 피랍 이후 123일 만이다.
금미호는 이날 억류돼 있던 소말리아 해적 본거지 하라데레항 연안을 출발해 공해상으로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 청해부대 요청에 따라,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유럽연합 함대 소속 핀란드 함정 1척이 금미호 쪽으로 급파됐다. 핀란드 함정은 10일 새벽 금미호에 접근해 선장 김대근(54)씨와 기관장 김용현(67)씨 등 선원들의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하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석방 경위에 대해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선사가 해적 측에 석방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아프리카 항해자 지원프로그램(EASFP)의 운영자인 앤드루 므완구라는 "해적들이 요구한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없고, 인질들을 먹여 살릴 방도도 없어 풀어준 것으로 생각된다"며 "케냐 해역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이 이번 석방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미호 납치 해적들은 몸값으로 처음 650만달러를 요구하다 최근 60만달러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미호는 선사인 금미수산이 파산해 몸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데다, 대표인 김 선장마저 억류돼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삼호주얼리호 납치 해적들이 우리 군의 구출작전 이후 보복을 위해 금미호 선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241톤 통발어선인 금미305호는 지난해 10월 인도양 부근 케냐 해상에서 조업 중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납치됐다. 납치 당시 승선해 있던 한국인 2명과 중국인 2명, 케냐인 39명 등은 억류생활 중 말라리아를 앓거나, 비인도적 처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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