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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리모델링 '브랜드 겨루기'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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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리모델링 '브랜드 겨루기' 들썩

입력
2011.02.0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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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전. 2008~2009년 서울 반포 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였던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벌였던 자존심 대결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과 공사와 입주가 진행되면서, 반포 일대 주민들에선 “래미안(삼성물산)과 자이(GS건설) 가운데 어느 아파트가 더 잘 지었을까”라는 ‘명품논쟁’이 일었고, 그 공방은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 관계자들은 “워낙 극명하게 비교가 된 탓에 두 회사는 더 심혈을 기울여서 아파트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반포대전’의 축약판이 다시 강남일대에서 벌어질 조짐이다. 이번엔 재건축이 아니라 리모델링 시장. 리모델링을 서두르는 강남 아파트시장에서 메이저 건설사들의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잇따라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래미안-자이의 반포대전에 이은 또 한번의 브랜드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전장(戰場)

리모델링 대전의 중심 무대는 역시 강남 중에서도 아파트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과 도곡동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준공 단지를 제외하고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는 곳은 50여 곳. 사업비 규모만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가시화된 10개 사업이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에 몰려있고, 이중 절반인 5곳이 대치동과 도곡동 및 그 주변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에서 중층(中層) 재건축을 추진했던 단지들이 사업에 발목이 잡히면서 하나 둘씩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이 일대 리모델링 사업이 늘어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물론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사업규모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걸음마 수준. 하지만 관련법이 현실에 맞게 재정비되고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인지도가 올라가면 재건축 이상의 높은 시장성을 갖게 되고, 사업도 강남에서 강북권과 신도시 및 수도권 등지로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별들의 전쟁

대부분의 수주사업이 그렇듯, 리모델링 역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각축전이다. 특히 명품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강남지역 사업인 만큼 내로라하는 메이저 브랜드들이 잇따라 인허가 승인을 거치며 시장에 선보일 채비를 갖춰 나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대치동에서 맞붙은 래미안(삼성물산)과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이 시공할 대치동 우성2차아파트(354가구)는 사실상 최종인허가까지 끝냈으며 6월부터 주민이주에 들어갈 예정. 현대산업개발이 리모델링하는 대치1차 현대아파트(120가구)도 대부분 절차를 마무리 짓고 곧 시공에 들어간다.

여기서 멀지 않은 개포동 대청아파트(822가구)에선 푸르지오(대우건설)가 자존심을 걸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삼성물산은 청담동 두산아파트(177가구)에 래미안 브랜드를 내걸고 이달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모델링 시장에 관한 한 최강자로 자리잡은 쌍용건설(브랜드명 예가)은 도곡동 동신아파트에서 막바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중이다. 지금대로 진척된다면 5월엔 입주가 가능할 전망인데, 쌍용건설은 재건축으로 올라간 이 일대 다른 프리미엄 단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아직 사업이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빅5’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등도 강남 리모델링에 이미 뛰어들었거나, 향후 틈새시장으로서 관심 있게 지켜보며 언제든지 공격적인 수주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영규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부장은 “리모델링이 친환경 개발사업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에 비해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에 건설업체나 소비자 모두 사업을 꺼리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논의중인 수직증축(제한된 건축 범위 내에서 가구수를 늘려 짓는 것) 등이 물꼬를 틀 수 있다면 메이저 건설사의 참여도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 명품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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