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9대 총선이 12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기 때문에 야권의 승리를 위해선 과감하고 개혁적인 공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원론적 주장에 대한 당내 이견이 크지 않지만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개혁 공천' 논의는 '젊은 피 수혈'이나 '현역의원 물갈이' 주장을 낳고, 이를 둘러싸고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 현역의원 교체론이 제기될 때마다 주로 거론되는 지역은 '텃밭'인 호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수도권 차출 요구를 받아온 호남지역 3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민감한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한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 "현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많은 국민이 민주당과 개혁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한다"며 "이들이 흔쾌히 지지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게 민주당의 책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역의원의 교체 폭에 대해선 "공천이란 과정과 결과 모두 다 좋아야 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민주당 의석수(85석)가 적기 때문에 현역의원의 교체 비율에 집착하기 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많이 발굴할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대통합과 젊은 피 수혈을 통해 노장청이 조화를 이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젊은 피 수혈은 당을 위한 원론적인 언급이었지 호남 물갈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호남지역 물갈이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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