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초강경 카드를 뽑을 수 있을까. 지난 달 '깜작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압박이 점점 더 강해짐에 따라, 11일 열릴 정례회의에서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장의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사실 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만 해도 2월 추가 금리 인상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추가 금리 인상은 빨라도 3, 4월 정도가 될 거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공감대였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향후 금리 인상에 베이비 스텝을 밟겠다"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설 연휴 직전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는 4.1% 상승하면서 한은의 목표 범위 상단(4%)을 넘어섰다. 정부가 전 방위적으로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 안정책을 쏟아냈지만, 고삐 풀린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글로벌 이상 기후와 중동 지역 정정 불안 등 돌발 악재가 이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을 마구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 원유, 구리, 설탕, 밀, 쌀 등 오르지 않는 품목이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을 억누르기에 금리 인상이 적절한 수단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누르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며 "점점 더 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일 뿐 아니라 이번에 또 올린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 역시 "물가상승 압력이 임금과 서비스요금 등으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에 이달에도 금리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개월 연속 금리 인상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약간은 더 무게가 실린다. 경기 상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구나 최근 들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등 각종 심리지표들이 일제히 하락조짐을 보이는 상태에서, 두 차례 연거푸 브레이크를 밟기엔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는 이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 급랭과 가계부채 부담 확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상당한 모험에 가깝다"며 "적어도 한 달은 쉬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물가상승 압력이 크다고는 해도 근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외부요인은 통제가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며 "일단 2월 금리는 동결하면서 1월 금리 인상 효과 및 원자재 가격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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