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번도 힘들다는 마라톤 풀코스(42.195㎞)를 1년 내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완주한 믿기 힘든 '철인'이 탄생했다.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긴 그는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두 팔을 치켜 들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환하게 웃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그에게 기네스북 등재는 당연했다.
주인공은 '마라톤 맨'이라는 별명의 벨기에 출신 스테판 엥겔스(48). 그가 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65일 연속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고 AP통신과 CNN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전까지 최고기록은 2009년 당시 65세의 일본 구스다 아키노리가 세운 52일 연속이다.
엥겔스는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달리며 1년간 무려 1만5,401㎞를 뛰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 최고기록은 2시간56분. 엥겔스의 이번 365일 연속 마라톤 완주는 약 1년 전 18일째 다리를 다쳐 실패한 뒤 두 번째 시도만의 성공이다. 그는 한 해에 총 20번의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해 기네스 세계기록(2008년)도 보유하고 있다.
무모할 것 같던 이색 도전의 완주 비결은 페이스 조절과 마인드 컨트롤. 한번도 걷지 않고 시속 10㎞ 정도의 느린 페이스를 끊임없이 유지한 엥겔스는 "스스로에게 '하루는 뛸 수 있다'고 말했고 다음날이나 다음 주에 뛰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늘은 정말 끝내지 못할 것 같은데" "내가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지" 등 도전 내내 시련도 많았다고 했다.
마라톤과의 인연은 천식 때문이었다. 어릴 적 천식을 앓던 엥겔스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 이를 극복하기 위해 25세 때 처음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국, 미국 등 수년 간 7개국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다. 엥겔스는 "의사가 스포츠 대회 참가를 금지했지만 천식을 극복하기로 결심했다. 1년간 매일 뛰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 몸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라는 엥겔스는 당분간 쉬면서 책을 쓰고 강의도 할 예정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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