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이 큰 한국 디자이너가 그렇게 많은데 아직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
이서현(38) 제일모직 부사장은 8일 서울 수송동 제일모직에서 '한국패션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문화관광체육부 정책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사장은 "세계적인 디자인스쿨인 뉴욕의 파슨스스쿨 재학생의 40%가 한국인일 정도로 우리의 잠재력은 크다"며"그러나 서울시와 문화부, 지식경제부 등 여러 기관에 의해 산발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정보기술(IT) 자동차 부문에서 빨리 따라오고 있지만 문화 콘텐츠 쪽에서는 5~6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정부가 장기 계획을 갖고 선택과 집중, 통합적 지원을 통해 스타 디자이너를 육성해 패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파슨스디자인스쿨을 나와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여성복 '헥사바이구호'를 뉴욕컬렉션 무대에 선보이고,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조성,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정병국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관계자와 이 부사장, 백덕현 FnC코오롱 사장, 박성경 이랜드 대표, 민복기 EXR 코리아 대표 등 패션업계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문화부는 이날 202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한국 스타 디자이너 5명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범정부 기관과 민간 전문가, 학계가 참여하는 '패션문화전략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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