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58) 선장 몸에서 제거된 총알 중 1발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 결과, 청해부대 대원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석 선장 피격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검은 8일 남해해양경찰청으로부터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을 송치 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해군과 의료진에 대해 다각적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최인호 공안부장과 검사 4명으로 짰던 기존 수사팀에 외사부 검사 4명을 추가해 모두 9명으로 수사본부를 구성, 구속수사 기간을 1차례 연장해 오는 27일까지 전방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당시 목격자인 우리 선원 2명과 다른 해적들 진술, 국방부로부터 전달받은 '아덴만 여명 작전' 영상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필요하면 석 선장 피격혐의를 받고 있는 모하메드 아라이(23)와의 대질신문도 실시키로 했다.
검찰은 당시 작전에 투입된 청해부대 UDT대원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당시 현장에 있었던 우리 군인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고, 헬멧 영상 등 자료를 군에 요청할 것"이라며 "조사방식은 군으로부터 조사내용을 받거나 인터넷을 통한 서면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해적들의 표적 납치와 과거 우리 선박 납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국제 해적단체와의 연계여부 및 배후까지 규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석 선장의 주치의가 오만 현지에서 탄환 1발을 분실한 경위도 밝혀 관련 의혹을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역시 해적들이 소말리아에서 널리 쓰이는 아랍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문맹 수준이어서 '소말리아어↔영어 혹은 아랍어↔한국어' 2단계 통역을 거쳐야 하는 데다 통역요원도 5명밖에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점식 2차장검사는 "이번에 정부가 작전을 벌여 선원을 구출하고, 해적들을 국내로 송환한 만큼 해적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엄히 처벌할 수 있도록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 선장의 치료를 전담하는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폐에 찬 물이 천천히 빠지는 중이고, 범발성 혈액응고이상(DIC)과 폐렴 증세 등도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혈소판 수치와 혈압, 맥박, 체온, 소변량 등 활력징후들도 며칠째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문제는 2차 수술 시기다. 석 선장은 오른쪽 옆구리와 왼쪽 손목 위, 오른쪽 무릎과 왼쪽 허벅지 쪽에 다발성 골절을 입었고, 상처 부위는 노출된 상태다. 당초 의료진은 2,3주 뒤 정형외과 수술을 계획했지만 오래 둘 경우 뼈가 잘못 굳을 수도 있어 수술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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