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해외 원정 직접투자가 늘고 있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편입하는 펀드를 사는 간접 투자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추가 상승 기대만큼이나 가격 부담도 커지자, 대안투자로서 저평가된 해외 주식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해외 증시 대안투자처로 각광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ㆍ채권 직접 투자 규모는 125억3,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4조원에 달한다. 2009년 97억4,600만달러보다 28.6%나 늘어났다.
해외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 투자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계좌 수가 2008년 1만4,253개에서 작년 2만6,119개로 무려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의 해외 계좌 수는 57%, 신한금융투자의 계좌 수도 53% 늘었다.
이처럼 개인들이 해외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국가별 증시 상승률 편차가 확연하기 때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코스피지수는 38.8% 상승한 반면 미국은 1.3%, 영국은 10.2%, 일본은 16.3% 오르는데 그쳤다.
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원유, 금, 은 등 실물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세계 최대 ETF시장인 미국에선 현재 6,000개가 넘는 ETF가 거래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제욱 해외 주식부 대리는 "이집트발 악재로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증시가 2% 안팎 하락했을 때도 원유 등 현물 추종ETF는 평균 5% 올랐다"며 "세계 증시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가 부각되는 때일수록 원자재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진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유망국가는 자원부국
현재 해외 직접투자는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 활발히 이뤄진다. 2004년 8월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직접거래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언어 장벽과 정보 접근성 문제로 미국에 집중됐던 해외 매매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중국과 홍콩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자원부국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금융위기 이후 증시 상승률이 저조한 미국과 중국, 홍콩 주식 등도 주목할 국가로 꼽았다. 리딩투자증권 우성재 국제영업부 과장은 "중국과 홍콩은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있고, 신흥국은 국영회사들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단, 미국과 홍콩 등 시장은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상ㆍ하한가 제도가 없어 탄력성이 좋은 반면 그만큼 위험성도 높은 만큼 대형주를 매수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투자 방법 및 유의사항
리딩, 신한, 삼성, 우리 등 10여개 증권사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계좌개설 방법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주식 주문 방식. 국내 주식은 모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매매가 가능하지만 해외주식은 중국, 홍콩 등 거래가 빈번한 주요국 외에는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넣어야 매매가 가능하다. HTS거래가 가능한 국가도 증권사마다 다르다. 최근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온ㆍ오프라인 거래방식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수수료는 온라인ㆍ스마트폰 이용 수수료가 거래 대금의 0.25~0.3% 이상으로 전화 주문(0.5% 이상)보다 절반 정도 싸다. 환전은 수수료 없이 HTS나 전화 주문으로 가능하며 실시간 환율을 적용한다. 또 국가별 투자 유망기업 정보는 각 증권사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상담을 통해 자료를 요청하면 된다.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세금과 환율 변동에 유념해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주식거래에 부과되는 거래세가 없는 대신 종목별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양도세와 양도세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주민세를 합쳐 총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예컨대 1년간 해외 주식 투자로 1,0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750만원의 22%에 해당하는 16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 주가변동이 없어도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익과 환차손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라마다 결제일과 휴일이 다르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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